蟲祭 蜂神
이 마음 걷잡을 수 없이 변덕스러워 벌은 그가 좋아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그곳을 공상하면서 날아간다. 이 마음 다스리기 너무 어렵나니 그러나 현명한 벌은 이 마음 잘 다스린다. 잘 다스려진 마음은 행복의 근원이다. 보이지 않으며 볼 수도 없고 미묘한 것, 그것이 이 마음이다. 마음은 벌이 좋아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그곳을 공상하며 날아간다. 그러나 지혜로운 벌은 이 마음 잘 다스린다. 잘 다스려진 마음은 행복의 근원이다. 형체가 전혀 없으면서 이 심장의 동굴 속에 숨어 있는 것, 때로는 멀리, 때로는 혼자 가기도 하는 것, 그것을 잘 다스리는 이는 마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리라. 그 마음이 확고하지 않으며 올바른 진리의 길도 알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그 마음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면 그는 결코 저 지혜의 완성에 이를 수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마음이다. 벌의 마음이다. 벌의 마음이며 동시에 벌 마음이다. 아니 벌 모두의 마음이다.
그러나 그 마음이 잘 다스려져서 욕망의 먼지로부터 해방되었다면 그리하여 선과 악을 모두 초월했다면 벌은 깨달은 이다. 벌에게는 이제 더 이상 두려울 게 없다. 벌의 모은 질그릇처럼 부서지기 쉽나니 벌의 마음을 저 요새와 같이 튼튼하게 정비하라. 그런 다음 지혜의 검을 높이 휘두르며 저 마라를 상대로 한판 승부를 겨루어라. 승리를 얻은 후에는 이 포로를 잘 감시하라. 그리고 한눈을 팔거나 방심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머지않아 이 육체는 흙으로 돌아간다. 이제 아무도 돌봐주는 벌 없이 마치 나무토막처럼 그렇게 버려지고야 만다. 원수의 그 어떤 원한보다도 미움의 그 어떤 저주보다도 잘못된 벌의 마음이 벌에게 주는 재난은 이보다 더 큰 것이 없나니. 벌과 벌의 사랑이, 그리고 벌과 벌들의 사랑이, 제 아무리 깊고 넓다 하더라도 올바른 벌의 마음이 벌에게 주는 사랑은 이보다 더 깊고 큰 것이 없나니.
누가 이 세상을 정복할 것인가. 누가 저 벌들의 세계를 그리고 죽음과 고통을 정복할 것인가. 아아, 그 누가 이 불멸의 길을 발견할 것인가. 꽃을 따는 벌이 가장 아름다운 꽃을 발견하듯. 깨달은 벌은 이 세상을 정복할 것이다. 저 벌들의 세계를 그리고 죽음과 고통을 능히 정복할 것이다. 벌은 이 불멸의 길을 발견할 것이다. 꽃을 따는 벌이 가장 아름다운 꽃을 발견하듯. 이 육체를 물거품 같다고 보는 벌은 이 육체를 그림자 같다고 보는 벌은 저 쾌락의 꽃 속에 숨겨진 마라의 화살을 뽑아 버린다. 그리고 벌은 죽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간다. 그러나 쾌락의 꽃을 따 모으기에만 정신이 오직 팔려 있는 벌에게 죽음은 어느 날 덮쳐버린다. 잠든 저 마을 한밤에 홍수가 휩쓸어 가버리듯. 욕망의 갈증에 목이 타며 쾌락의 꽃을 따 모으기에만 정신이 오직 팔려있는 벌에게 죽음은 어느 날 덮쳐 버린다. 그 쾌락의 즐거움 미처 다 맛보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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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MEM, 蟲祭 蜂神, Photoshop, 3204×4349px, 2023
*민족사에서 발행한 <법구경>에서 문장을 따왔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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