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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蟲祭

ARTWORK | 蟲祭 - 蝴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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蟲祭   

 

 

꽃의 아름다움과 색깔, 그리고 향기를 전혀 해치지 않은 채 그 꽃가루만을 따 가는 저 벌처럼 그렇게 잠 깬 나비는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이미 저질렀거나 아직 저지르지 않았거나를 막론하고 다른 나비의 결점은 일체 보지 말라. 이미 저질렀거나 아직 저지르지 않았거나를 막론하고 나비 자신의 잘못은 반드시 되돌아보라. 아름다운 저 꽃이 향기가 없듯 말만 하고는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그 나비의 말에는 향기가 없다. 아름다운 저 꽃에 향기가 나듯 그 말 한 바와 같이 행동한다면 그 나비의 말에는 향기가 있다. 저 들꽃을 모아 연인에게 안겨줄 꽃다발을 만들 듯 나비도 이 세상에 태어나 보람된 일을 하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꽃의 향기가 제아무리 짙더라도 그 향은 바람을 거슬러 퍼질 수 없다. 그러나 순수한 마음에서 풍기는 그 덕의 향기는 바람을 멀리 거슬러 이 세상 끝까지 간다. 여기 전단의 향기와 장미의 향, 그리고 연꽃과 재스민의 향이 있다. 그러나 이 마음에서 풍기는 덕의 향기는 이 모든 꽃의 향기를 앞지른다. 뿐만 아니라 이 덕의 향기는 마침내 하늘의 끝에 닿아 저 신들의 향기마저 제압해 버린다. 진리의 길을 가는 나비, 영원히 깨어 있는 나비, 저 빛 속에서 자유로운 나비, 그 나비를 죽음을 결코 찾아낼 수 없다. 저 쓰레기 시궁창 속에서 한 송이 연꽃이 피어나 향기를 품듯, 그 영혼이 잠 깬 이는 이 눈먼 무리들 속에서 찬란한 저 지혜의 빛을 발한다. 

 

잠 못드는 나비에겐 기나긴 밤이여, 지친 나비에겐 머나먼 이 길이여, 불멸의 길을 찾지 못한 저 어리석은 나비에겐 너무나 길고 지겨운 이 삶이여. 이 삶의 기나긴 여행길에서 나비보다 나은 이나 나비와 동등한 나비를 만나지 못했다면 외롭지만 차라리 홀로 가라. 저 어리석은 나비는 결코 나비의 여행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것은 나비의 아들이다. 이것은 나비의 재산이다. 어리석은 나비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나비 자신조차도 나비의 것이 아닐진대 여기 누구의 아들이며 누구의 재산이란 말인가. 어리석은 나비가 그 자신을 어리석다고 생각한다면 나비는 이미 어리석은 나비가 아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나비가 그 자신을 어리석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나비야말로 진짜 어리석은 나비이다. 그러나 깨어 있는 나비는 단 한순간이라도 지혜 있는 나비와 접하게 되면 곧 지혜의 길을 알게 된다. 저 혓바닥이 음식의 맛을 알듯. 어리석은 나비는 그 자신을 현명하다고 생각하며 원수가 그 자신에게 하듯 그렇게 그 자신을 파멸로 몰고 간다. 나비는 쓰디쓴 결과만을 맺는 그런 부질없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어떤 행위를 하고 난 다음 거기 후회하는 마음이 뒤따른다면 그 행위는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이 잘못된 행위에 대한 보답으로 나비는 쓰디쓴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행위를 하고 난 다음에도 거기 후회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면 그 행위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리고 이 착한 행위에 대한 보답으로 나비는 더 없는 행복감에 젖는다. 나쁜 행위가 아직 무르익기 전에는 어리석은 나비는 생각한다. '아아, 꿀과 같이 달콤하다'라고. 그러나 일단 그 나쁜 행위가 무르익게 되면 저 어리석은 나비는 이제 그 쓰디쓴 고통을 맛보지 않으면 안 된다. 

 

 

 

Artwork caption - artist, title, media, size, year
 
MEMMEM, 蟲祭 , Photoshop, 4961×7016px, 2023

 

*민족사에서 발행한 <법구경>에서 문장을 따왔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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