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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박보나 : 태도가 작품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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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나  |  태도가 작품이 될 때

 

 

 

감상

 

책의 제목 '태도가 작품이 될 때'는 1969년 스위스 쿤스트할레 베른, 큐레이터. 하랄트 제만이 기획한 전시 '태도가 형식이 될 때'에서 가져왔다. 전통적 개념의 미술 형식인 회화나 조각 대신, 미국 미술가 월터 드 마리아는 전시장에 전화기를 설치하여 관람객과 통화하는 퍼포먼스를 했고, 독일 작가 요셉 보이스는 전시장 구석구석을 지방 덩어리로 채웠다. 보수적인 기존 질서를 뒤엎고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전시였다고 한다. 이전 체제와 규칙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관습적인 틀을 거부하는 새로운 작품의 형식과 전시의 형태로 구현되었다.

 

박보나 작가는 하랄트 제만이 기획한 전시 '태도가 형식이 될 때'의 정신을 이어받는 기존의 사회질서와 미술을 다르게 읽는 총 16명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각각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기 전에는 중국무협소설부터 시작해 교환학생 시절을 비롯한 개인적 경험, 함께 생각하면 좋을 법한 영화와 애니메이션, 스티븐 킹의 공포 장르 비평서까지 다양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떤 에피소드는 재밌어서 조금 더 내용을 듣고 싶었지만, 각 꼭지의 프롤로그(?)는 곁다리로 흘러가기 전에 깔끔하게 멈추고 소개하려는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점으로 작용한다. 

 

16명의 작가의 태도를 다시금 돌아보며 다음과 같은 단어와 문구들을 나열해 보았다. 이해할 수 없는 비범함, 부끄러움, 분노, 꿋꿋함, 미묘한 불안과 내재된 공포, 유연함이 만드는 확장과 가능성, 타자와 폭력성,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날 광기, 내밀한 감정의 공적 공감, 묵직하고 단단한 위로와 지속 가능성, 부조리하지만 피할 수 없는 사실로서의 현실, 빈곤 포르노와 시적 이미지,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고 또 시적이기도 했던 땀내 나는 몸짓, 무섭지 않은 귀신, 전쟁-난민, 춤이라고 부르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몸짓, 새로운 천사를 위한 태도. 꽤나 어지러운 나열이다. 하나하나 꼭꼭 씹어먹어야 하는 음식처럼 글을 읽었지만, 정리된 문장으로 남에게 소개할 만큼 온전히 이해한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소개된 작가들을 다시 만나게 되면 한 번씩 꺼내보지 않을까. 

 

2016년부터 <한겨레>에 연재했던 글을 선별해 재작업한 '태도가 작품이 될 때'는 19년 3월 초판이 나왔다. 2023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가와 작품, 그리고 작가와 작품을 아울러 본인의 생각과 에피소드를 진솔하게 담고 있는 책을 보고 있자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생각하게 된다. 내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복잡하고 다면적인 현실. 여전히 유효한 그들의 작품과 태도처럼, 나는 불가해한 현실을 상대로 무슨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무슨 작품으로 어떤 이야기를 던질 수 있을까. 그 작품은 도대체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을까. 

 

 

소개 작가

 

바스 얀 아더르, 바이런 킴, 조이 레너드, 박이소, 가브리엘 오로즈코와 로만 온닥, 오스카 산틸란, 우창, 박영숙,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윤석남, 장영혜중공업, 조은지, 송동과 프란시스 알리스, 박찬경, 얀 보, 하산 칸, 서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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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태도가 작품이 될 때

저자 : 박보나

출판사 : 바다출판사

장르 : 예술

총 페이지 : 146

 

 

 

2023. 2. 27 ~ 3. 1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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