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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 소마미술관 :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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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 :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

 

 

 

스포츠..아트?

 

2023년 3월 24일 금요일,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소마미술관이 주최하고 주관한 '스포츠아트 기획공모 당선전', <flop: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이 오픈했다. 8호선 몽촌토성역과 9호선 한성백제역에서 가까우며 올림픽 공원 내에 있다. 8월 6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지하로 연결되어 있는 2관에서 진행 중이다. 스포츠아트라는 지점이 낯선데 전시 서문을 읽어보니 그렇구나! 싶다. 서문을 비롯한 전시 정보는 아래쪽에 홈페이지와 사진의 정보를 옮겨 적어두었다. 작품은 직접 가서 보는 것을 추천하기에 간단하게만 정리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의도와 배경이 잘 정리되어 누구나 읽기 좋은 서문으로 보여 옮겨 적어보았다. 저작권 이슈가 있을 시 내릴 예정이다.) 

 

1관으로 들어가면 다채널로 구성되어 실험적인 촬영기법과 리드미컬한 편집의 단편예술영화를 볼 수 있다. 시합 당일, 그날, 선수의 운명이 되는 시간을 다양하게 감각하게 한다. 

 

 

 

 

 

도시의 상징을 들어 올리는 역도 선수들. 사진과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사진은 과거 영광의 한순간처럼 보이면서도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데 영상을 보니 여타 스포츠 채널처럼 역도 선수들이 도시의 상징과 같은 동상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중계하고 있다. 동상은 무엇을 상징하고 있을까? 그것을 들어 올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 수 있을까?

 

 

 

 

복싱 선수와 펜싱 선수. 두 선수는 오랜 시간의 훈련을 거듭해왔겠지만 작가가 준비한 것과 같은 것은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뒤틀려버린 상황 속 두 선수, 두 사람의 분투는 무엇을 해내고 있을까? 

 

스포츠를 주제로 하는 흥미로운 설정과 감각적인 이미지, 예술 실천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8월 6일까지로 넉넉하게 진행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으로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작품들로 봄기운과 함께 다녀오시길 추천한다 :)

 

 

 

 

 

정시 정보 및 소개

 

flop: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

2023. 3. 24. - 8.6.

소마미술관 2관(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424 (우) 05540 올림픽공원 내)

가토 츠바사, 김효재, 조희수, 크리스티안 얀콥스키, 하상현, 홍민키

 

<flop: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은 스포츠에서 주어진 규칙의 한계를 실험하면서 발생하는 복잡한 역학에 주목합니다. 1968년 높이뛰기 선수인 딕 포스베리(Dick Fosbury)는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몸을 뒤집어 동쪽으로 뛰는 '배면 뛰기'를 최초로 시도했습니다. 영어권에서 배면 뛰기는 그의 이름을 따 포스베리 플롭(Fosbury Flop)이라고 불리죠. 포스베리는 몸을 살짝 뒤집는 그 작은 혁명으로 기록을 혁신적으로 경신하였고 그 이후로 높이뛰기 종목에서 이전처럼 앞으로 뛰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게임의 방식 자체를 바꾸어버린 것이죠.

 

우리는 쉽게 주어진 규칙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규칙의 한계를 실험하거나 규칙의 허점을 찾아내는 실천 또한 스포츠의 도전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론 모든 도전이 다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수영에서의 무한 잠영, 투포환에서의 풍차 돌리기, 체조에서 평행봉 위에 올라서는 코르부트 플립 등 주어진 규칙의 한계에 도전했지만 반칙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규칙을 둘러싼 규칙들의 구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스포츠 내부 규칙뿐만 아니라 스포츠와 전혀 상관없는 외부 맥락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칙의 한계를 밀어내거나 주어진 규칙의 구멍을 찾는 실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탐구하면 흥미로운 원리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바로 규칙의 한계를 실험하기 위해서는 규칙을 일단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게임의 규칙을 받아들여 그 내부의 플레이어가 되어야 규칙을 뒤집을 가능성도 열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어진 게임에 기꺼이 참여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의심하는 역설적인 투쟁은 예술의 작동 방식을 떠오르게 합니다. 예술의 범주 자체를 질문하는 아방가르드적 실천이나, 이미 주어져 있는 매체의 한계를 성찰적으로 뒤집는 예술가들의 실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같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굳이 영화를 찍는 예술가들은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요?

 

우리가 사는 세계의 질서도 비슷합니다. 주어진 사회의 구조 안에 살아가면서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변화시키려는 수많은 운동들을 떠올릴 수 있죠.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은 그 차제로 세계가 변화해 나가는 원리가 아닐까요. 규칙과 반칙은 애초에 겹쳐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전시에는 스포츠의 규칙과 움직임을 전유하여 정치적인 운동으로 만들어내는 예술 실천, 정상을 강요하는 세상에 규범에 겹쳐있는 또 다른 규칙들을 들추어내는 예술 작업들이 펼쳐집니다. 자신의 몸을 뒤집에 세계를 뒤엎는 그 작지만 큰 움직임처럼, 사소해 보이는 예술적 실천을 통해 세계가 뒤집어지는 순간을 감각해 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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