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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EXHIBITION |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 네덜란드 : 멸종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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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 네덜란드  :  멸종 전쟁

2023. 4. 7. - 2023. 7. 30.

 

 
 

광주시립미술관 :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52
 

국립광주박물관을 뒤로하고 걸어서 10분 정도 나오니 광주시립미술관을 찾을 수 있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비엔날레 기간과 함께 진행 중인 파빌리온 중 하나로, <멸종 전쟁>이란 제목의 전시를 소개한다. 파빌리온은 한국과 세계 미술기관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세계 문화 예술시관의 현대미술 프로젝트라고 한다. 참여 아티스트는 두 명이다. 한 명은 필자, 평론가, 논평가로 활동 중인 라다 드수자 Radha D'Souza로 사회 정의 운동가이자 활동가, 법률가이다. 또 다른 한 명은 예술, 프로파간다, 민주주의의 관계를 다루는 시각 예술가 요나스 스탈 Jonas Staal이다. https://gwangjubiennalepavilion.org/2023/pavilion/netherlands/

 

 

 

 

 

담론을 넘어 행동으로
 

네덜란드 작가 요나스 스탈과 인도 출신 변호자이자 학자, 활동가인 라다 드수자는 '세대 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를 설립해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인간 및 비인간 공동체의 존재를 위협하는 정부와 기업의 범죄를 다룬다. 먼저 여기서 다루는 정부와 기업의 범죄는 에코사이드(ecoside)에 해당하며 에코사이드는 환경과 집단 학살의 합성어이다. 에코사이드는 지구의 거주자는 인간과 비인간 모두이며 다종 간의 정의를 구현하고자 실천하는 오늘날의 활동가에게 중대한 범죄 중 하나로 인식된다고 한다.

 

전시장에 들어가보면 안은 전쟁상황을 떠올릴만한 모래주머니, 철조망, 석유통 등으로 작은 진지들로 전선이 구축되어 있고 멸종된 동물들의 그림이 알 수 없는 언어의 단어와 함께 조합되어 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인간이 지구의 유일한 거주자가 아니며 비인간과 함께 하기 위한 선언(비인간 존재는 동지라는 감동적인 연설), 그리고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인간과 비인간의 상호 의존성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법적 틀을 들을 수 있다. 이분들은 찐이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그렇다고 느끼든 느끼지 않든, 참여하든 참여하지 않든 이미 우리는 전쟁 중이다. 

 

CICC는 이러한 배경 위에 국가와 기업이 과거와 현재에 저지른 기후 범죄 뿐만 아니라 미래에 저지를 범죄까지도 기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굉장한 권한이다. 이것이 실재하기 위해서는 과연 몇 단계나 더 거쳐야 가능할까. 동식물에 대한 대량 멸종은 식민주의 시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타자, 타국, 타종을 도구이자 재산으로 바라보고 법을 통해 더욱 공고히 하였다. 법은 다른 틀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CICC는 대안적인 법에 대한 상상이고 실천이다. 이 대안적-상상-법을 기반으로 인도에 진출한 네덜란드 기업은 기소되었다. 재판을 담은 영상을 통해 인도 지역 주민이 네덜란드의 다국적 기업의 기후 범죄로 인해 피해를 보았고 정당한 보상, 복구, 피해 방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갔지만 정부와 기업의 허술하고 기만적인 대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네덜란드 파빌리온 <멸종 전쟁>은 공존을 위한 정치를 예술의 형태로 보여준다. 식민주의에서 벗어났는지는 모르겠고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논리로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우리의 터전을 착취한다. 그것은 전혀 지속 가능하지도 않으며 행복하지도 않다. 함께 지내야할 존재를 생각해야 하고 그 범위를 넓혀야 하고 새로운 법률적 틀과 정치가 필요하다. 그 과정은 당연히 험난하겠지만 가야할 길이다. 그건 단순 환경을 위한 행동을 한다는 개개인의 알량한 도덕적 포만감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과 행복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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